오늘은
와이프의 직장 근처에서
여권 사진을 찍을 겸해서
대학로에서
저녁을 소소히 먹기로 했다.
하여 간 곳은
혜화 대학로
뎁짜이
연애시절 자주 갔었고
와이프는 가끔
나는 정말로 오랜만에
가는 식당이고
맛있게 먹은 기억에 남아
기분 좋게
식당에 갔었다.
오래간만에 가기도 했고
오랜만에 쌀국수를 먹는 거라
고급 쌀국수 13,000원
분짜 13,000원
이렇게 주문
반미도 맛있게 먹은 추억이 있는지라
먹으려 했지만
결론적으론 안 먹길 잘한...
분짜 소스는 변함없이
독특하면서도 자극적이지만 그렇다고
강하지 않는 소스 맛
변함없었다.
본격적인
문제의 쌀국수다
고급 쌀국수 13,000원이라는
쌀국수치곤 상당한 가격에
기본 쌀국수에 고기가 많이 추가된 비주얼이다.
기본 쌀국수 위에 그득한 고기 양은
가격대 나쁘진 않았다.
고기의 맛도
충분히 잘 삶아져 있고
고기를 씹었을 때
부드럽고 육향도 잘 느껴져서 맛있었다.
쪽파도 제법 큼직하니 들어 있고,
그런데
기본적인 쌀국수의 범위에서는 정말 별로...
일단 가장 문제가 되는 점
1. 쌀국수가 미지근했다.
쌀국수 국물이 미지근하다..
아니 먹다 보니 차가웠다...
면은 제대로 토렴 되지 않아 안쪽은 심지어 차가웠다.
그러니
뜨거운 상태도 아닌 데워진 상태의 국물이 더해진들
따듯한 온도감이 유지될 리가..
따듯하지 못하니
상대적으로 뜨거운 국물에 들어가 파 특유의 향을 내는
향채소도 제 역할을 못 해준다.
'24시간 동안 정성 들여 국물을 낸다'는
국물에 정성을 들이고 맛이 있다 해도,
국물이 식어빠지는 데 무슨 맛이 있겠는가..
2. 쌀국수 면
저녁 식사시간엔
이른 감이 있겠지만
쌀국수 국물에 들어간 면발이
다 붙어있어 떡처럼 되어있었다.
나도 면을 삻아보지만
이건
- 면을 삶을 때 들러붙지 말라고 충분히 저어주지 않았다.
-미리 삶아 놓은 면이 시간이 지나 마르고 서로 엉겨 붙어있다.
두 가지의 예상이 둘 다 맞는 듯한...
면이 차갑기도 하고,
엉겨 붙어서 국물에 아무리 흔들어도 붙어있고,
붙은 두꺼운 면을 먹어본들
떡 같은 느낌만 들고 맛도 없고...
총체적 난국이다.
쌀국수 면을 사진으로 찍었다면 정말로 좋았겠지만,
음식의 사진을 더 이상 찍기도 싫어
찍지 않았다.
먹다 보니 화가 날지경이었다.
내가 이 돈 내고 먹는 게 맞는 건가.
환불하고 싶었다.
다른 메뉴인
분짜는
분짜 자체로는
소스도 나쁘지 않았고
야채의 신선도나
그 위의 고기 고명도 나쁘진 않다.
불맛도 제법 살아있고 소스와 조화도 잘 맞고,
그런데
분짜에도 똑같이 붙어서 차가운 면이...
사실 분짜는 차가운 음식이고
면이 그렇게 돼도
어느 정도는 이해한다.
살면서 음식을 남기는 것이
참 어려운 사람인데..
따듯하게 제대로 조리된 음식이었다면
이전의
감동의 맛을 느끼면서
만족했을 것 같지만,
이번 뎁짜이의 쌀국수는
정말 실망이었다.
좋은 재료를 충실히 만드는 것도 좋지만,
음식을 받아서
먹는 손님 입장을 생각해 주셨더라면
저런 퀄의 쌀국수는
나오지 않았겠지,
나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이런 음식이 나오면
돈 아깝고 다시는 오지 않을 것 같다.
내가 음식장사를 해본 것도
내 음식을 내가 모르는 남에게 만들어 준 적도 없지만,
장사란 어려운 일이다.
한 번의 실수로
한 명의 단골이 될지도 모르는 손님을 잃어버리는 것
신뢰가 깨지면 돌이키기 어렵다는 게
이런저런
실망스러운 요소들로
즐거운 저녁식사를 망친거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았다.
위 포스팅은 내 돈내산으로 지극히 저의 주관이 들어간 리뷰입니다.
대학로의 다른 식당리뷰가 궁금하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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